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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아니아주 가족여행/호주 여행기

호주 뉴질랜드 여행 - 프롤로그

YOLO "You live only once!" -  떠라나!


"눈이 너무 오네..."


그토록 기다렸던 여행의 첫 날, 여긴 어젯밤부터 내린 눈이 멈춘 듯 했다가 다시 아침부터 내리기 시작한다. 우리의 첫 번째 목적지인 퍼스의 날씨가 여름인 것을 감안하면... 완전히 다른 나라...


"혹시 비행기 못 뜨진 않겠지...?" 걱정 되었는지 아내가 한 마디 내어 본다. 


상당한 기대와 나름의 우려를 가지고 인천공항에 도착! 


많은 사람들 틈바구니에 우리 역시 어디론가 떠나기 위해 머물러 있다. 


걱정했던 눈은 커녕, 신기하게도 여긴 햇살이 비춘다. '눈 개인 오후...' 참.. 좋네요 ^^




인생 2막의 시작?


37살이다. 7살과 9살의 두 아이가 있고, 동갑내기 아내가 있다.


99학번이다. 대학을 입학하고 아르바이트로 가족의 회사에서 알바로... 정직원으로 일했다. 1개월 남짓 휴식하고, 직업군인으로 입대하여 의무 복무 했으며 그 기간에 결혼을 했다. 전역하고 2개월도 못 되어 중소기업에 취업하여 처음 연봉의 두배까지 오르며 7년간의 직장생활을 마무리 했다.


알바와 군, 그리고 취업하여 직장생활까지의 기간을 합하면... 12년이 넘는다. 


때로는 책임을 다하기 위해, 당시의 입장 때문에... 앞만보고 달려서, 혹은 걸어서, 가끔은 날아서 왔다. 온전히 쉬어 본 기억이 없는 듯 하다.



30대에는 반드시 내 가족과 해외여행을 한달이상 하겠다! 라는 목표가 있었다.


사실, 여름 휴가만 되면 몇 년 전 부터 필리핀으로 몇 일 씩 다녀오곤 했다. 아내와는 홍콩을 여행하기도 했다. 그런데... 온전한 휴식은 아니였던 것 같다. 너무 짧았고, 너무 치열했던 여행이었다. 물론 그 역시도 나름의 의미는 있었겠지만... 목표를 달성했다고 보긴 어려웠다.


그래서 결심 했다. 


직장을 그만 두기로... 이제 독립할만한 나이와 경력이 되었다는 판단도 있었지만 무엇보다 가족들과 한달, 아니 그 이상의 기간을 온전히 함께 하기 위해서... 그것도 더 많이 나이가 들고 더 많은 장애가 생기기 전에, "지금"


결심을 하고 가장 먼저 한 것은 항공권 예약. 


그리곤 회사에 '사직서'를 제출 했다. 작년 8월에 제출했으니까... 결심하고 6개월이 지나서야 실행에 옮겼다. 회사에서 만류하여 그 가운데 한번의 일정변경이 있었지만.. 결국 오늘, 2016년 2월 16일 난 여행을 떠난다.


처가식구, 우리 형제들, 주변의 지인들... 모두들 가지각색의 조언을 내 놓았다. "왜 그러냐? "그 정도면 좋은 직장인데.." "잘 생각했다. 이제 독립해야지..." "다 그렇게 사는데.. 뭘 또 그렇게 여행가려고 하냐?" "참 멋있다. 그런데 걱정이긴 하다" "나도 그런생각 했는데... 나는 가족들 생각하면 못그러겠더라.." 뭐 그런.. 아주 다양한 이야기들...


나를 위한, 그리고 아내와 내 아이들을 위한 선택이다. 다만 많은 사람들과 삶의 우선순위에서 생각이 달랐고  실행을 함에 있어 용기 있었다. (너무 자뻑인가? ㅋ)


확실한 것은 나 역시, 아니 나와 같은 선택을 하지 않은, 그래서 나를 걱정하는 주변 사람들보다 이러한 선택을 한 나 스스로가 나를 가장 많이 염려하고 걱정한다. 직장을 다시 구하진 않더라도 사업을 해야 하고 그래서 돈을 벌어야 하니까... 여행을 가지 않았다면 1년은 벌지 않고 쓸 수 있는 돈을 소비 하고 오는거니까...


자신없다. 확신도 없다. 그러나 희망은 있다. 똑같이 1년을 더 사는 것 보다 다르게 몇개월을 살아 보련다. 그래서 잘 못 된다고 하더라도 최대한 즐겨 보련다.


혹시, 시간이 지나 자녀들과 오늘의 이 여행을 두고 함께 이야기 한다면 난 적어도 젊은 시절 우리 자녀들에게 누구도 해 줄 수 없는 선물을 해준 몇 안되는 좋은 아빠로 기억 될 것이라는 막연하지만 가능성 높은 기대를 해 본다.



본 포스트는 호주와 뉴질랜드를 여행 하는 동안 느끼고 생각 한 것들을 일기 처럼 매일 매일 같이 적어 놓은 이야기 입니다.

대단하진 않지만 저만의 '여행 에세이'라고 봐 주시면 될 것 같네요 ^^